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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일상

기부에 대한 단상

브뤼헨 (황금빛모서리) 2010. 12. 17. 17:43


이제 2010년도 저물어가고, 퇴근하는 지하철역에서는 어렵지 않게 자선남비도 만나곤 한다. 일년 열 두달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도움의 손길이 끊이지 않아야겠지만, 그래도 연말에 추울 때 그들을 향한 관심어린 시선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만도 다행스런 일이다. 이제 각 방송사나 언론 또한 이런 프로젝트를 준비하겠지. 예전에 비해 인터넷의 활발한 보급과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크게는 아니더라도 십시일반 기부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고, 이런 효과 또한 상당히 긍정적이다. 모 포털사이트에서는 활동여부에 따라 얻어지는 콩을 통해 기부할 수도 있고...아무튼 이젠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선행을 할 수 있다. 100원이 모여 큰 기적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이젠 종종 보게된다.

이와 더불어 떠오르는 생각...기부에 대한 '순수성'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느냐, 아니면 왼손 뿐 아니라 온 동네가 알게 하느냐다. 의외로 자신이 누군가를 돕고 있다는 것을 만방에 알리고, 인정 받고 싶어하는 이들이 적잖게 존재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기부란 무엇일까? 이름을 알리던, 남몰래 선행을 행하던 기부만 되면 도움을 받는 이들에겐 좋은 게 아니냐고 할지 모른다. 물론, 금전적인 면에서야 그렇겠지만, 종종 도움 받는 사람들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상처입는 광경들을 목격할 때면 마치 기부가 취미인양 행동하는 그들에게 분노하게 된다. 누군가를 도와주려면, 진심어린 마음이 그 안에 담겨 있다면 그들의 마음까지도 헤아려줘야 하는게 아닌가. 남으로부터 도움받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누가 공개하고 싶겠나?
 
진심으로 연민의 마음을 품고서 돕고 싶다면, 무슨 행사같지도 않은 식순을 만들어서 어린 생명들 가슴에 못을 박지 말자! 그런 준비할 비용이 있다면 그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지원하고, 한 사람이라도 더 돕도록 하자. 도움을 주는 자건, 받는 자건 그 인격에 높고 낮음은 없다. 그런데, 가끔 도움 주는 이들 중에서 그런 행위를 훈장처럼 여기는 사람들은 마치 자기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높은 인격의 소유자라도 된 것 먀냥, 더 존엄한 계급인 것 마냥 까부는 걸 본다. 남을 도우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생각일랑 말아라! 함께 사는 사회에서 힘들어 하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것은 당연한 거다. 그런데, 세상을 향해 '내가 이 사람 일으켜줬어.'라는 명찰을 달고 피켓 들고 서 있는 사람은 얼마나 바보같은 사람인가. 100원으로 돕건, 100만원으로 돕건 '내가 이 정도 했으니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지.' 하는 생각은 품지도 말자. 그 순간 처음에 가졌던 순수성은 사라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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