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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스트라트만의 높이조절 블럭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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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스트라트만의 높이조절 블럭

브뤼헨 (황금빛모서리) 2011. 6. 1. 13:55

리코더의 음색은 윗 관에서 만들어진다. 그 중에서도 윈드웨이부터 라비움에 해당하는 영역에서 기본적인 음색이 형성된다. 리코더의 음색을 조정하는 작업인 보이싱(Voicing)을 할 때 이 부분을 주로 다루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제작자들은 악기의 특성에 따라 블럭과 라비움의 높이를 조절하고, 라비움의 표면과 블럭의 챔퍼(Chamfer) 면을 수정한다. 브레상, 스탠즈비, 데너 등의 히스토리컬 모델들의 각기 다른 특징의 음색들도 외관 보다는 내부구조에 따른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연주자들은 자신의 독주회 등에서 한 종류의 리코더 보다는 여러 종류의 리코더를 준비한다. 연주하는 작품에 따라 다른 성향의 음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대의 리코더로 여러 음색을 표현할 수 있는 리코더가 개발되었다. 물론, 개발된지는 조금 되었다. 바로 안프레드 R. 스트라트만 (Arnfred R. Strathmann)에 의해서다. 

이 기술은 현재 독일의 몰렌아우어(Mollenhauer)와의 제휴로 주문자의 요청에 따라 옵션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원리는 블럭의 높이를 조절하면서 그에 따라 라비움과의 간격차이를 통해 여러 음색을 표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블럭과 라비움의 간격이 긴밀해지면 명료하고, 선명한 음색이 된다. 반면 라비움과 블럭의 간격이 벌어지면, 선명함 보다는 바람 새는 듯한 푸석한 음색이 나온다. 이 차이를 적절하게 조절하면 포근한 음색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래는 플루토피디아(http://www.flutopedia.com)에 소개된 스트라트만이 개발한 높이조절 블럭(Adjustable Block)의 원리를 그린 단면도다. 



이 도면을 보면 측면(Fig.1), 정면(Fig.2), 세부확대 그림(Fig.3) 에서 보듯이 리코더 하단에 스크류가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스크류를 통해 블럭 높이를 조절하는데, 자세히 보면 블럭이 두 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Fig.1 의 분리된 블럭면을 확대한 Fig.3을 보면 하단에 빈 공간이 보인다. 이 빈 공간은 스크류와 연결된 블럭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다. 이 부분을 좀더 실제적으로 그린 아래의 몰렌아우어의 단면도를 보자.




우측의 그림을 보면 두 개의 블럭 사이의 검은 색깔의 빈 공간이 보인다. 스크류를 통해 윗 블럭을 아래로 잡아 내리거나 올리면서 윈드웨이의 높이도 조절하고, 라비움과의 간격도 조절하면서 다양한 음색을 만들 수 있다.

얼마전 악기수리 때문에 한 선생님께서 맡기신 리코더가 마침 이 모델이어서 수리 후에 주인되시는 분께 허락을 받고 사진을 몇 장 찍어 봤다. 아래는 몰렌아우어의 데너 알토 모델에 높이조절 블럭을 적용한 리코더다. 몰렌아우어는 자사의 데너 모델의 알토, 테너, 베이스 모델에 주문자의 요청에 따라 주문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