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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일상

스마트폰에 대한 단상

브뤼헨 (황금빛모서리) 2010. 10. 19. 17:12



요즘 주변을 보면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들이 상당히 높고, 기존 핸드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 가는 것이 대세인 것처럼 보인다.
난 현재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스마트폰에 투자할만한 여유도 없고...
사실 그것보다도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높지 않다.
요금제를 바꾸거나 번호이동 등을 하면 어렵지않게 바꿀 수는 있겠지만, 꼭 바꿔야만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왜 스마트폰을 써야 하나?

어제 동호회 모임에 오신 분이 마침 스마트폰을 쓰고 계셔서 농담삼아 물어봤다.

"스마트폰을 쓰면 똑똑해지나요?" 그랬더니 그 분 말씀이 일품이다.

"얘는 똑똑한데, 제가 바보가 돼요."

물론, 웃자고 하는 얘기이긴 한데...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스마트폰을 쓰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스마트폰 본래의 의도를 살려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고, 첨단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보니 일단 구입은 하고 쓰고는 있는데,
정작 쓰려고 하다보니 그 기능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도 투자해야 되는 것 같다.

주변에는 그와 달리 스마트폰을 나름 잘 활용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그 분의 말씀을 듣고 사용하는 내용들을 보면 왜 그걸 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해야 하나..하는 의문이 남는다.
물론 편리하고 좋은 기능들이 많은 어플들을 담고는 있지만, 왜 굳이 그렇게 하는데 소중한 시간을 써야 하나 싶은거다.
내가 보기엔 스마트폰에서 그 분에게 필요한 기능은 5%도 안 되는 것 같은데...
스마트폰이 삶의 질을 높게 해준다기 보다는 '편리'라는 기능을 앞세워 사용자를 노예로 전락시켜버리는 건 아닌가도 싶다.
뭐...물론 상당히 비약적이긴 하지만...

난 출퇴근 시간이 대략 합쳐서 2시간 반 정도 된다.
그 중에서 전철에서 보내는 시간은 70~80분 정도인데, 난 주로 휴대용 PMP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왠만한 영화 하나 넣어 놓으면 이틀이면 영화 한 편을 보기도 하고, 때로는 야구중계도 퇴근길에 보기도 하면서..
그러던 중 어느날 아침에 PMP 챙기는 걸 잊어버렸다.
아쉬움을 달래면서 마침 가방 안에 있었던 책을 꺼내 출퇴근 시간에 읽었다.
그 날 하루 전철에서 읽은 분량은 100페이지 정도였다.

이후 깨달은 것...
PMP가 참 많은 것을 빼앗아 갔구나..
같은 책을 가방 안에 넣고는 다니면서 5일 동안 꺼내지도 않던 책을 DMB가 없던 차에 꺼내 읽었던 것이다.
다음날 난 가방에 PMP를 넣었지만, 읽던 책을 마저 읽으려고 이틀간 PMP를 꺼내지도 않았다.
입장이 바뀐 거였다.

단 하루의 경험이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사실 여기서 우열을 따지거나, 옳고 그름을 가리자는 건 아니다.
독서와 PMP 시청 중에서 어떤게 더 가치있다고 주장하려는 것도 아니고,
스마트폰이 절대적으로 인간을 해롭게 한다고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인간은 상당히 유혹에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가치있는 것보다
필요없는 부분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래서 만약 선택을 해야 한다면 유혹에 넘어갈 여지를 남기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닌가 싶다는 거다.

스마트폰....과연 난 쓰게 될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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