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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브뤼헤 국제 고음악 콩쿠르 - 2명의 한국 리코더 연주자 수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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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브뤼헤 국제 고음악 콩쿠르 - 2명의 한국 리코더 연주자 수상

브뤼헨 (황금빛모서리) 2017. 9. 2. 13:56

  


아마도 이번 글은 사심 가득한 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기사처럼 쓸까 하다가 '소음같음'의 포스팅처럼 소개하는 어투로 써볼게요. ㅎㅎ


지난 8월 2일부터 7일까지 있었던 브뤼헤 국제 고음악 콩쿠르에서 한국의 리코더 연주자 정윤태가 2위를, 전현호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소식이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소식보다도 더 기쁘게 와닿았습니다. 


브뤼헤 콩쿠르...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대상입니다. 리코더 애호가들에게는 암스테르담 루키 스타더스트 콰르텟이 스티비 원더의 노래를 편곡해 연주한 'When Shall the Sunshine?'을 해당 콩쿠르에서 연주해서 청중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사건으로도 잘 알려져 있을 겁니다. 그해 암스테르담 루키 스타더스트 콰르텟은 우승을 거머쥐었지요. 


브뤼헤 국제 고음악 콩쿠르의 수상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리코더뿐만 아니라 바로크 현악기, 관악기, 건반악기 등이 총출동해서 겨루는 대회이기 때문일 겁니다. 악기 부문별로 시상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고악기들 중에서 순위를 결정하는 만큼 경쟁이 무척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순위에 들지 못해도 파이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는 그런 콩쿠르입니다. 


8월 초 두 연주자의 SNS를 통해 이들이 다섯 명의 파이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안 나왔지요. 유럽의 고음악 콩쿠르에서 동양인이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요즘에야 인종차별이 없다지만, 그래도 보이지 않는 차별은 존재하기 때문이죠. 파이널 리스트에는 바로크 바이올린 2명, 리코더 3명이 올랐습니다. 최종 결선에선 러시아의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예프게니 스비리도프가 1위를, 한국의 리코더 연주자 정윤태가 2위, 전현호가 3위를 수상했습니다.  


콩쿠르의 권위는 심사하는 심사위원이 누구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듯 합니다. 이번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는 하프시코드와 오르간 연주자인 요한 하위스, 트라베르소 연주자 얀 드 비네, 바로크 오보이스트 제니아 뢰플러, 리코더 연주자 도로테 오베를링어,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엔리코 오노프리, 바로크 첼리스트 마르코 테스토리,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 미에네케 판 데어 펠던, 리코더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페터 판 헤이겐이 참여했습니다.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게 만드는 심사위원들... 대부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연주자들이다보니 더 신이 났더랬죠. ㅎㅎ


아쉽게도 주최측의 유튜브 채널에는 1위를 수상한 예프게니 스비리도프의 영상만 올라와 있습니다. 대신 파이널리스트 다섯 명의 인터뷰 내용이 있어 아래에 공유합니다. 앞으로도 한국 리코더 연주자들의, 고음악 연주자들의 선전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