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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더 앙상블로 연주하는 바흐 가문의 음악 - 플라우탄도 쾰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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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더 앙상블로 연주하는 바흐 가문의 음악 - 플라우탄도 쾰른

브뤼헨 (황금빛모서리) 2011. 1. 26. 14:33



Music for recorder music

Flautando Köln
Carus  l  Carus 83.360

 
플라우탄도 쾰른의 신보는 그리 유별난 레퍼토리로 구성되진 않았다. 이미 바흐라는 이름은 리코더 앙상블의 양대 산맥과도 같은 암스테르담 루키 스타더스트 쿼텟(Amasterdam Loeki Stardust Quartet/ ALSQ)과 플란더스 리코더 사중주단(Flanders Recorder Quartet/ FRQ)을 통해 충분히 익숙해질 정도로 들어왔다. 게다가 이번 그들의 신보는 몇 년 전 FRQ 가 바흐의 작품만을 녹음했던 'Bach(Aeouls)'의 레퍼토리와도 무척 유사하다. 맏아들 빌헬름 프리데만과 막내 요한 크리스티안의 작품을 포함해서 바흐 패밀리의 작품들로 구성하긴 했지만, 그러기엔 보너스 트랙처럼 보이는 그들의 작품의 비중은 무척이나 미약하다. 이런 점들은 분명히 익숙해진 이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앙상블에게는 핸디캡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바흐의 푸가의 기법은 얼마나 많은 녹음들이 있고, 얼마나 많은 단체들이 연주했던가? 이제 이 곡을 리코더 앙상블로 연주하기 위해 십여종의 리코더가 들어간다는 사실 조차 애호가들에겐 그리 충격적인 사실도 아니다. 그렇다면, 플라우탄도 쾰른의 연주는 무엇을 말하는가?

플라우탄도 쾰른은 창단 20년이 갓 넘은 전통있는 앙상블이다. 두 해 전 ALSQ가 창단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원년 멤버들이 다시 모여 전 세계적으로 50여회의 연주회를 소화한 후로 잠잠한 요즈음 리코더 앙상블은 FRQ와 플라우탄도 쾰른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번 바흐 패밀리의 음반은 중세, 르네상스 음악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던 플라우탄도 쾰른의 오랜만에 만나는 바로크 음악이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이들의 레퍼토리는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음악을 듣다보면 아! 하는 부분은 바로 전체적으로 들리는 바흐의 음악들이 밝은 기운으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바흐의 푸가나 토카나 등은 작품의 성격상 어떤 악기로 연주해도 무겁고  어두운게 일반적인데, 이들의 연주에서는 푸가조차 밝은 기운이 살며시 비친다. 앙상블 자체의 분위기도 반영되었겠지만, 이번 음반에는 특이하게도 개량된 모던 악기들이 많이 사용되었다. 기본적으로는 일반적인 a'=415Hz 보다 낮은 a'=392Hz의 랄프 엘러트의 바로크 콘소트 모델이 사용되었지만, 그 외에는 엘러트가 메크사와 공동으로 제작한 모던 소프라노, 알토 리코더, 그리고 몰렌아우어의 헬더 리코더가 포함된 것은 다른 앙상블들과의 차이점을 보여준다. 이런 모던 리코더를 사용하면서 피치도 a'=440Hz로 연주되다보니 자연스레 더 밝은 음색이 표출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빌헬름 프리데만과 요한 크리스티안의 작품은 1곡씩 포함되어 있어서 전체를 봤을 때 큰 비중은 아니지만, 맏아들과 막내아들의 성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긴 하다. 요한 크리스티안의 콰르텟은 두 대의 플루트와 비올라, 첼로가 오리지널인 작품으로 베를린 학파의 성향을 보여주는 작품이며, 또한 고전시대 초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은 전 악장 내내 자리한다. 빌헬름 프리데만의 듀엣은 같은 족의 악기 두 대를 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바로크에서 고전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분위기를 담고 있다. 이런 부가적인 요소들로 이 음반은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인다면, 플라우탄도 쾰른의 중고음역대의 투명한 사운드는 수록된 작품들의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더욱 빛내고 있다.   





연주자

Flautando Köln
- Katharina Hess, Susanne Hochscheid, Ursula Thelen, Kerstin de Witt


사용악기

Ralf Ehlert, Barock-Consort in 392 Hz
Kung, Bass in F
Moeck, Ehlert Alt
Moeck, Ehlert Sopran
Mollenhauer, Maarten Helder Tenor
Andreas Schwob, Alt nach Stanesby
Herbert Paetzold, Grossbass in C, Kontrabass in F
Hiroyuki Takeyama, Sopran
Yamaha, Tenor


수록곡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Fantasie und Fugu c-moll, BWV 537
01-02  Fantasie-Fuge

Johann Christian Bach (1735-1782)
Quartett G-Dur op.19 nr.3
03-05  Allegro - Andantino - Rondo. Allegretto
         1. Allegro
Johann Sebastian Bach
06-07  Conrapunctus I & IX (from Die Kunst der Fuge, BWV 1080)
08  Toccata d-moll (from Toccata und Fuge d-moll, BWV 538)
09  Contrapunctus IV (from Die Kunst der Fuge, BWV 1080)
10  Fugue (from Praludium und Fuge G-Dur, BWV 550)
Wilhelm Friedemann Bach (1710-1784)
Duett e-moll FK 54
11-13  Allegro - Larghetto - Vivace
            3. Vivace
Johann Sebastian Bach
14  Contrapunctus XVIII (from Die Kunst der Fuge, BWV 1080)
15  Vor deinen Thron tret ich hiermit, BWV 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