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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eki Files - 암스테르담 루키 스타더스트 쿼텟 30주년 기념 음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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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eki Files - 암스테르담 루키 스타더스트 쿼텟 30주년 기념 음반

브뤼헨 (황금빛모서리) 2011. 2. 9. 16:03



THE LOEKI FILES

Amsterdam Loeki Stardust Quartet
Channel Classics  l  CCS SEL 5208


몇 년전 이상한 소식을 들었다. 최고의 리코더 앙상블 암스테르담 루키 스타더스트 쿼텟(이후 'ALSQ'로 표기)이 해체되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사실이 아니겠지...소문일거야..로 고개를 저었지만, 인터넷 자료 등을 검색하다보니 그들이 2007년 11월에 고별 콘서트를 끝으로 활동을 멈췄다는 사실을 만날 수 있었다.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적잖이 우울해질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정확한 사실인지, 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체의 원인이앙상블 내의 불화 때문이었다는 말들이 있었다. 다니엘 코시츠키와 가장 최근에 입단한 안드레아 리터와 관련된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 둘이 떠나면서 팀은 사실상 해체되었다. 그러던 중 2009년을 맞으면서 놀라운 소식이 들렸다. 창단 30주년을 맞는 ALSQ가 창단멤버들로 구성해서 전 세계적으로 50회 연주회를 계획한다는 것이었다. 반갑긴 하지만, 이미 고별 연주회까지 마친 상황에서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아마도 30주년을 기념하면서 원년 멤버들이 다시 의기투합한 모양이었다. 덕분에 도중에 팀을 떠났던 폴 린하우츠와 베르토 드리버가 다시 복귀했다. 이 30주년을 기념하면서 촬영한 이들의 모습은 매트릭스 아저씨 버전 같은 느낌을 준다. 

다시 돌아온 그들, ALSQ!!

아시아지역 공연을 계획하면서 마침 운좋게 우리나라도 방문했고, 덕분에 국내 애호가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일본의 경우 수도 없이 방문했던 그들인데 한국의 경우 처음이라는 것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아무튼 이들이 한국을 방문할 즈음 그들의 신보 '루키 파일(Loeki File)'이 발매되었다. 이 음반은 채널 클래식스(Channel Classics)에서 녹음했던 음반들 중에서 발췌한 베스트 음반이다. 새로운 녹음도 없고, 기존의 음원들이기에 이들로서는 별다른 수고는 없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채널 클래식스에서 발매된 ALSQ의 음반을 모두 갖고 있기에 이 베스트 음반이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손을 뻗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의 본격적인 데뷔와도 같은 브뤼헤 콩쿠르의 실황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 자료는 1981년 이 콩쿠르를 녹음했던 BRT 라디오의 협력으로 이번 음반에 삽입될 수 있었다. 특히 스티비 원더의 곡을 편곡한 'When Shall The Sun Shine?'을 데카에서 발매된 스튜디오 녹음이 아닌 당시 버전으로 들어볼 수 있다는 건 무척이나 흥미로운 일이다. 이 음반은 이 콩쿠르의 두 음원만으로도 사실 가치가 있다. 더불어 보너스 DVD (이걸 과연 보너스라고 부를 수 있을까?)야 말로 이 음반의 진정한 백미다!!

DVD에 수록된 영상들은 총 다섯 가지로, ALSQ의 역사를 사진과 영상들로 훓어 내려오는 영상물과 에디슨 상 수상관련 연주, 1986년 멤버들의 인터뷰, 프란스 브뤼헨, 발터 판 하우베, 케이스 부커와 함께 한 르네상스 콘소트 연주, 그리고 암스테르담 광장에서의 야외연주가 실려있다. 리코더 관련 영상물을 만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이것만으로도 이 음반은 무척이나 끌리는 대상이다. 단, 과거 영상물이어서 음질이나 영상의 화질은 다소 떨어지긴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아쉬운 것은 창단 멤버들과 관련된 영상들만 실었다는 점이다. 음반 자켓에도 이들의 이름들만 나열되어 있다. 30주년을 맞는 팀이라면 그들의 모든 족적들을 다뤘어야 했을텐데, 역사 속의 두 인물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폴 린하우츠가 팀을 떠난 후에 다니엘 코시츠키가 자리를 대신했고, 베르토 드리버가 떠난 후에는 안드레아 리터가 대신했건만 왜 그들에 대한 설명은 없을까? 베스트 음반에 수록된 곡들 중에서도 코시츠키가 연주했던 곡은 두 곡, 안드레아 리터는 한 곡 포함되어 있다. 영상물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영상물은 다 한참 과거의 것들이고, 이들의 역사를 말해주는 영상블 Loeki Files 에는 위 두 사람이 제외되다보니 중간에 뻥 뚫린 연혁이 되어 버렸다. 마치 ALSQ가 창단 멤버로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해온 것처럼 보이게 한 이유는 뭘까? 이런저런 사정을 살피다보니 정말 팀내 불화가 가장 큰 요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그들도 멤버였는걸...

우측에서 첫 번째가 다니엘 코시츠키, 세 번째가 안드레아 리터

만약 이들이 이 음반에 당당하게(!) 등장했다면, 영상물로는 비발디의 콘체르토나 'Jogger' 등이 수록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연주들이야말로 얼마나 멋진 영상이었나!! 최근 근황을 보면 다니엘 코시츠키와 안드레아 리터는 ALSQ를 떠난 이후 듀오를 결성했고, 다른 악기들과 함께 앙상블 '스파크(Spark)'도 결성해서 한창 활발하게 연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9년 그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카렐 판 스틴호펜에게 쉽지 않은 질문을 했다. ALSQ라는 이름으로 계속적인 활동을 할 것이냐고. 대답은 '물론이다.' 였지만, 각자 활동이 바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모여서 연주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희망적인 것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사실상 30주년 기념 연주회 이후에는 잠정적으로 쉰다는 느낌도 받았다. 어찌됐건 전설적인 리코더 앙상블이 활동을 멈춘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다시 정리해보자면 이 30주년 기념음반은 대단히 매력적이면서도 완벽하지는 못한 조합물이 아닐까 싶다. 또한 채널 클래식스의 음원만 모으다 보니 그 이전 레이블에서의 뛰어난 연주들은 맛볼 수 없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연주자

Amsterdam Loeki Stardust Quartet
- Daniel Bruggen, Paul Leenhouts, Bertho Driever, Karel Van Steenhoven
  Daniel Koschitzki (track 11,12), Andrea Ritter (12)


수록곡

:: CD
01  Steenhoven : La Chanteuse Et Le Bois Sauvage

02  Holborne : Bona Speranza + The Teares Of The Muses
03  Holborne : Paradizo + The Sighes     
04  J.S. Bach : Contrapunctus 11 A 4 
05  J.S. Bach : Contrapunctus A 3 C
06  J.S. Bach : Contrapunctus inversus A 3 C
07  Shostakovich : Fugue Op. 87 No. 22
08  Mico : Pavan No. 4 In C Major
09  Mando : Like As The Day
10  Purcell : Fantazia 4 In G Minor, Z. 735
11  Caldini : Loud From: Sixteen Letters Op.96/b
12  Muffat, Georg : Fuga
13  Dowland : Sorrow, Come
14  Anon.: Estampita Tre Fontane (bonus Track)

15  Leenhouts : When Shall The Sun Shine? (bonus Track)


:: DVD
● Concert Edison
● Interview 1986
● Loeki Files
● Royal Concert with Sour Cream
● Uitmarkt_Amsterdam